제목
: 5.수석에의 상념을 기록해 본다



옛 것을 알고 현재를 바로 헤아리는 예지가 생기면 수석 감상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이 풍요의 상념을 잠깐씩 기록해 놓는 것 또한 수석취미의 즐거움이다. 수석을 진열해 놓은 곁에는 작은 노트와 볼펜을 항시 비치해 놓았다가, 어떤 돌을 바라보는 어느 사이에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으면 곧 노트에 기록해 놓는다.

이 기록은 몇 개의 글자로만 이뤄져도 좋다. 이렇게 생각날 때마다 몇 자씩 적어 놓은 것을 나중에 다 모아 다시 엮어보면(재구성) 애석명문이 되어지는 것이다. 굳이 멋진 글을 남기려 하지 말고, 산수석을 보니 어릴 적 고향 뒷산에서 뛰어 놀던 곱순이 생각이 났다든지, 부처상에 비해 아내는 고무신짝으로 봤다든지....

이런 자질구레한 내용도 기록해 놓으면 훗날에 귀히 여기게 되리라 믿는다. 또 다른 방법으로서, 각 수석마다 조그마하게 번호를 매겨두고 그 번호에 따라 카드철을 만든다. 3번 수석을 감상하다가 떠오르는 상념이 있으면 3번 카드에 적어 놓는 식으로 몇 마디씩 적어 놓기를 지속해 가노라면 수석 하나하나에 관해서 엮어지는 문장이 꾀는 멋지게 영글어 질 것이다.

이것은 석보에 소장석을 게재할 때 힘들이지 않고 감상문을 곁들일 좋은 자료가 된다. 또 개인 석보를 내려고 할 경우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문득문득 떠올랐던 생각을 잠깐씩 계속 적어 놓았다가 이것을 조합해 보면 굉장히 깊이 있는 명문장이 되어지는 법이다.

수석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곁들여 상념의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키우게 되면, 이윽고 는 수석미를 누리는 경지가 대단히 심오해 지는 법이다. 이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그 수석에 대하여 우대해 주는 예절이 된다고 여긴다. 이러한 예석 정신이야 말로 신선된 기분으로 수석을 대하는 첩경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글은 85년 자연미 생활에 실린 글 '탐석후의 보람찬 애석 풍류'를 옮긴 것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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