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3.돌의 앉음 자리는


무료한 시간, 때로는 머리 속이 착잡하고 번민스러운 날, 마음을 다른 데로 쏟고 싶어질 때, 이를 해결하는 좋은 방편이 있다. 어떤 돌에 알맞은 형태로 좌대를 직접 조각해 본다. 자신의 솜씨로 좌대(대좌.돌받침.나무받침)를 조각할 때 가장 적절하게 돌의 자태를 돋보이게 할 방법을 연구한다는 것 역시 즐거운 일이다.

이 좌대 조각은 급히 서두를 필요가 없다.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조각하다가 내버려두고, 그러다가 생각나면 조각도를 들어보는 여유를 갖고서 1개월 걸려도 좋고 2개월이 소요되어도 상관이 없다.

이런 유유자적함이 취미이다. 어머니가 직접 바느질하여 자녀의 옷을 지어주면 함께 기쁜 일이며 보람차다. 이것은 가정 교육상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갓난아기의 잠자리를 돌봐주는 것은 부모의 애정어린 즐거움이다. 낯선 사람이 돌봐주면 불안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수석의 앉음 자리를 직접 마련해 주는 것 역시 보람 있고 즐거운 노릇이다. 이런 뜻에서 좌대 조각을 직접 시도해 보기를 권장하면서, 이것도 수석취미의 끊임없는 연속이다.

그리고, 수반 만들기를 직접 시도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우리나라의 수반 생산은 외국처럼 다양하지 못하고, 가끔 알맞은 수반을 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옷은 몸에 맞아야 하며, 헐렁하다든지 빡빡하면 촌스럽다. 돌의 형태에 가장 알맞은 수반을 구하지 못하여 헐렁한(?) 아무 수반에다 앉혀 놓고는 '알맞은 수반이 없어서' 하고 변명한들 그 돌은 여전히 촌스러운(?)몰골일 뿐이다.

알맞은 수반이 없으면 직접 만들어 보는 재미를 누려보기 바란다. 이것이 수석 취미의 깊이를 더해가는 지름길이다. 처음에는 좀 두꺼운 베니어판으로 제작해 보기 바란다. 이것이 수석 취미의 깊이를 더해가는 지름길이다.

운두의 높이, 좌우(長)와 전후(幅)의 길이, 수반을 받쳐주는 다리의 모양과 크기, 특히 중요한 것은 사각 수반이냐 타원형 수반이냐 또 그 모양새를 어떻게 맵시 있게 구성하느냐 등등을 가늠하여 제작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제작을 해보고 나면, 이 돌에는 과연 어떤 모양새를 지닌 수반이 가장 적절한가 하는 과제를 해결 짓게 된다. 뿐만 아니라 연출의 묘미를 터득하고 수반을 연구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수반에 대한 심미안이 생기노라면 문득 시중에서 알맞은 수반이 발견되어질 수도 잇다.

우리는 수반의 모양새에 대해 소홀한 편이다. 우리나라 수석연출에 있어서 수반 연구가 절실한 형편이다. 그러므로 가건물(?)이긴 해도 베니어 판으로 수반을 만들어 보며 연구를 거듭하는 것은 의의가 있다.

이제, 수석에 어떤 모양새의 수반이 가장 적절한가 결론이 내려지면 진짜 수반을 제작해 보기 바란다. 놋쇠판이나 구리 판을 파는 철물상에 가서 알맞은 두께의 것을 구입하여, 역시 철물을 다루는 곳을 찾아가 땜질을 곱게 해서 수반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 경우엔 구상하고 있는 수반의 규격을 정밀하게 도안 한 것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제작과정은 성가시긴 하겠으나, 창작의 기쁨은 누리는 감흥이 따르는 것이다. 수반제작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우리의 실정에서, 알맞은 수반이 없을 경우, 이를 해결하는 편법으로 시도해 보는 이 작업 역시 수석 취미의 연장이다.


85년판 7,8월호 '자연미 생활'의 '탐석이후 보람찬 애석 풍류에서 발췌 <계속>


 

되돌아가기 그림, 전페이지로 되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