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상태에서 감상하는 것이 좋은 수석

2009.7.23.

석질과 문양의 선명도를 즐기기 위해 보통 수반석은 물을 뿌리며 감상하고 좌대석은 기름 양석으로 감상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우리는 수석취미를 즐기면서 상당히 다양한 석질의 돌들을 접하게 되며 또 석질마다 기름과 물을 받아들이는 양석의 상태도 다르다.

여기서는 문양석에 대해서 주로 거론해 보겠다. 어떤 수석인은 물 양석이든 기름 양석이든 나중에는 아무 양석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될 때 양석이 완성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수석 선배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바쁜 현대 생활에 양석을 꽤 오랫동안 열심히 하여 그런 최종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실상은 어렵다.

그런가 하면 석질이 약하거나 색 대비가 분명치 않아서 애초부터 물을 뿌려 보거나 기름 양석을 하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그냥 자연상태로 감상해야 하는 문양석이 있다. 여기서 간혹 수석인들이 이야기하는 색 대비가 분명해야 좋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잠시 짚어보자.

미술에서 색의 대비에는 명도 대비, 색상 대비, 채도 대비, 보색 대비 등이 있다. 명도 대비는 같은 명도의 색이라도 상대 색에 따라 더 밝게 보이거나 어둡게 보이는 대비이며 색상 대비는 같은 색상이 있을 때 상대 색에 따라 더 붉어 보이거나 푸르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채도 대비는 똑같은 채도를 가진 색상을 각기 다른 채도를 가진 바탕색에 놓았을 때 채도가 더욱 높아 보이거나 낮아 보이는 현상을 말하며 보색 대비는 보색끼리 대비되었을 때 서로 색상이 선명하고 채도가 높아 보이는 현상이다.

이런 미술에서의 색의 대비와 관련한 용어를 이해하고 수석에서 색 대비가 분명해야 좋다는 이야기는 명도 대비에서 밝게 보이는 경우, 채도 대비에서 채도가 더욱 높아 보이는 경우, 보색 대비에서 색상이 선명하고 채도가 높아 보이는 현상일 것이다.

갑자기 조금 어려워졌는데 아무튼 이색의 석질이 모여 문양을 만들 때 위와 같은 현상으로 결과적으로 문양이 선명해지면 좋은 문양석이 되는 것이다. 또 이것이 양석의 과정을 거쳐서 더욱 선명해지면 좋은데 양석하면 반대로 흐려지는 경우가 있다.

자탐하는 경우 이런 유형의 돌과 인연이 될 때 문양(그림)이 좋으면 계속 소장하게 되는데 필자가 소장한 수석들을 갖고 이야기해본다. 첫 번째 검은 모암에 흰 문양이 선으로 가늘거나 옅은 경우다. 이때 기름 양석을 하면 흰 문양이 흐려지거나 모암 색과 비슷해져 결과적으로 문양이 흐려지거나 없어지는 경우다. 반대로 흰 모암에 검은 선의 그림은 흐려지는 경우가 드물다.

두 번째로는 문양의 색과 모암의 색이 거의 같은 색이라 물을 뿌리거나 기름 양석을 하면 색이 거의 같아져 문양이 흐려지는 경우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기름 양석을 하면 색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져 좌대석임에도 물을 뿌려 감상하는 경우다. 청자석에서도 그런 경우가 나오는데 수석인들이 청자석 산지로 탐석 갈 때 아예 베이비 오일을 갖고 가 산지에서 기름 발이 받는지 확인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기름 양석을 하여 문양이 어두워지는 경우 석질이 나쁘면 좀 있으면 다시 원상태로 환원되므로 자연상태가 더 나으면 그대로 감상하면 된다. 그러나 석질이 좋은 경우 다시 원상태로 환원되지 않는다. 그래서 망가진 문양석을 보고 가슴을 치며 후회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필자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비누로 깨끗이 닦아 햇볕에 문양이 다시 살아올 때까지 말린다. 그러면 보통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 우리가 석우의 석실을 방문 시 무심코 기름진 손으로 수석을 만지면 실례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다음 필자의 소장석을 갖고 예를 들어 보겠다.




첫 번째 검은 모암에 흰 문양이 선처럼 가늘거나 옅은 경우





석명: 벚꽃, 크기: 7x11x4, 산지: 남한강

희고 붉은 벚꽃이다. 흰 문양이 약간 반짝이는 기가 있어 화려한데
기름칠하면 죽어 버린다. 그래서 다시 문양을 살리려고 애 먹은 적이 있다.








 


석명: 여인, 크기: 5x11x2.5, 산지: 남한강

여인이 서 있다. 다른 실청석에 비해 선이 가늘고 옅다.
기름칠한 후 문양이 흐려져 다시 회복하는데 애 먹었던 문양석이다.








석명: 파도 또는 겹산 문양, 크기: 12x8x6, 산지: 영흥도

모암이 조금 아쉬우나 영흥도 특유의 주름 문양석
기름칠 하니 주름 사이 흰 문양이 죽어버려 비누로 닦아 내고 햇볕에 말리니
다시 살아났다. 영흥도 산 이 문양석은 필자처럼 시행착오를
겪는 수석인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석명: 겹산과 기암괴석, 크기: 10x12x4, 산지: 남한강 강천리

모암과 그림 좋다. 선이 굵으나 실청석과 같은 문양이 그려져 있다.
물 뭍이면 문양이 약해진다. 이 때에는 흐려질 것 같아 아예 기름칠하지 않았다.








석명: 목월, 크기: 7x9x6, 산지: 강원도 나전


미루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있고 달도 떠 있는 멋진 그림이다.
물을 뭍이면 이 상태보다는 흐려진다.











석명: 冬林景, 크기: 10x15x6, 산지: 정선(조양강)

한 겨울 나무숲으로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이 추위에 떨고 있다.
이 수석도 물 뭍이면 모암의 바탕색은 짙어지나 전체적인 문양이 흐려진다.



 

두 번째 문양의 색과 모암의 색이 거의 같은 경우



석명: 흑국, 크기: 11x10x3, 산지: 각동

석질이 좀 떨어지는 석이나 자연석이라서 소장하고 있다. 매화 그림이 좋다.
물을 뭍이면 모암의 색도 검어져 문양이 흐려진다.












석명: 10, 크기: 10x10x4, 산지: 남한강 보통리


숫자 10인 숫자석. 물을 뭍이면 바탕색이 짙어져 문양이 흐려진다.





 

세 번째 기름 양석을 하면 색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지는 경우







 석명: 청자무늬 입석, 크기: 좌 10x20x7, 우 11x21x6, 산지: 삼도

삼도의 청자무늬로 은은한 느낌을 준다. 입석으로 한 쌍을 이룬다.
물을 묻힌 상태다. 청자색으로 색이 얼마나 고운가. 그러나 기름칠하면
색이 전체적으로 칙칙해지며 어두워진다.




 

양석 전후의 문양석 비교







석명: 물뱀, 크기: 13x12x5, 산지: 각동

물가에 물뱀 한 마리 고개를 들고 지나가고 있다
물을 묻히고 거의 말라가는 상태에서 촬영






완전히 물기가 없는 자연 상태의 문양. 모암이 밝지만 문양이
더욱 밝아 위의 그림보다 더 선명하다.









석명: 제일 강산, 크기: 11x12x3, 산지: 여주 가야리

어두운 문양에 기름 양석을 하였더니 더 어두워졌다.




기름이 완전히 마른 자연 상태에서 촬영한 문양석
쌍봉산의 윤곽과 한일자가 더욱 선명하다.





 

수석인의 샘터 참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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